[우지원] 대우 '구세주'
기사입력 1998년 01월 11일 15시 02분
`영웅（英雄）은 난세（亂世）에 태어나는 법.'
최근 우지원（26．대우）을 지켜보면 이 말이 절로 떠오른다.
국내 프로농구선수중 가장 많은 `오빠부대'를 이끌고 다니는 우지원의 플레이는 올시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시즌까지만 해도 팬들을 의식한 공격일변도의 개인 플레이가 위주였지만 올시즌에는 어디에 있는지 찾기 어려울 정도로 팀을 앞세우는 플레이어로 변신했다.
슈팅만 날리는 것이 아니라 어시스트도 하고, 골밑도 돌파하고, 리바운드도 잡아낸다.
하지만 천부적인 스타기질은 우지원을 팀플레이에만 연연하는 평범한 선수로 남겨두질 않았다.
10일 잠실실내체육관. 대우가 최하위팀인 SK에 쩔쩔 매고 있었다. 3쿼터까지 12점차나 났고 4쿼터 중반까지도 그랬다.
3쿼터가 끝났을 때 우지원의 득점은 고작 5점.
이날도 상대팀의 집중마크 때문에 팀플레이에 치중하다보니 개인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끼'는 막을 수 없었다.
4쿼터 2분30여초만에 시원한 3점슛을 터뜨려 역전을 예고한 우지원은 경기종료 1분51초를 남겨놓고 SK 심장부를 뚫고 들어가 레이업슛으로 2점을 올리며 파울까지 유도해 3점을 한꺼번에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그리고는 43초뒤 중거리슛으로 역전골까지 엮어내 이날의 히어로가 됐다.
우지원이 4쿼터에서만 뽑은 득점은 17득점.
이뿐만이 아니다. 우지원은 지난해 12월19일 동양전서도 연장전에서 대우가 얻은 10득점 중 6득점을 혼자 해냈고 12월28일 나래전서도 연장전서 팀득점의 절반을 혼자 기록한 바 있어 대우의 `구세주'임이 또다시 증명됐다.
그럼에도 우지원은 경기직후 인터뷰에서 끝까지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팀 동료들과의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겸손해 했다.
[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