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성재 4단●안조영 4단
기사입력 1998년 01월 11일 14시 25분
제1보(1∼9)＝이 판은 이번 기 1차예선 결승국가운데 가장 비중있는 대국이라 하겠다. 두 대국자의 실력은 충분히 `본선멤버'로서 손색이 없고 본선에서도 누구나 경계해야 할 기량의 소유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4단하면 먼저 작년 `대왕전' 도전자를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당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변이었다. 비록 이창호 대왕과 겨룬 타이틀매치에서 완봉패로 물러섰지만, 본선 승자조와 도전자결정전에서 연거푸 조훈현 9단을 꺾어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기사다.
기량면에선 이미 정상급 수준임을 과시했고 그것은 세계기전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작년 `삼성화재배'에서 이 4단은 본선 1회전에서 세계여류최강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을 꺾었고, 2회전에선 중국 6소룡가운데 한명인 뤄시허(羅洗河) 6단마저 제압하며 당당 `세계 8강'에 올랐다.
자신의 기량이 결코 `우물안 개구리'가 아님을 과시한 셈이다.
상대적으로 안 4단은 `유명세'에서 이 4단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정상급 기사들가운데는 그를 더욱 껄끄럽게 여기는 편이 많을 정도로 결코 녹록지 않은 신예유망주다. 이 4단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전적은 아직 없지만 안 4단도 작년 한해 그 나름의 뜻깊은 결실을 하나 보았다.
제1회 SK유공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에서 뭇 강호들을 제치고 당당 초대챔프에 등극한 것. 생애 첫 타이틀이자 신예최강임을 입증한, 우리 바둑계의 `리틀 챔프'가 바로 안 4단인 것이다.
흑 7에 손빼고 백 8로 걸쳤을 때 흑 9는 가장 온건한 응수이며 나름대로 자중한 수로 보인다. 이런 경우 흑 9로는 X참고도〉 흑 1 협공이 보다 많이 두어졌고 그래서 11까지 낯익은 진행이기 때문이다.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