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흙속의 진주를 찾아라'
기사입력 1998년 01월 08일 14시 10분
`흙속의 진주를 찾아라.'
엔케이텔레콤배 97∼98농구대잔치가 한창인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
예전같으면 발디딜 틈도 없었을 관중석에 찬바람만 불지만 진지하게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날카로운 시선들이 있다.
바로 프로농구단 관계자들의 눈길이다.
지난 5일 경기장을 찾은 원주 나래의 최형길 사무국장.
용산고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최국장은 "아직 스카우트 업무를 전담하는 인원이 없는 탓에 짬이 날 때마다 아마농구장을 찾아 선수들을 살핀다"고 말했다.
최국장은 경희대 최부영 감독과 귀엣말을 나누는 등 아마농구 지도자들로부터 정보를 얻느라 여념이 없었다.
수원 삼성 이인표 단장과 청주 SK 김인건 부단장도 오랜만에 농구대잔치를 찾았다.
이단장은 "경기가 없는 날이라 잠깐 들렀다"며 둘러댔지만 코트를 응시하는 눈빛은 예사롭지 않았다.
삼성에서 10여년동안 벤치를 지켰던 김부단장도 마찬가지.
프로농구단 스카우트 실무자들이 바빠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에 열린 2차 대학연맹전부터였다.
오는 3월8일로 잡혀 있는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각 구단은 대학졸업 예정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살피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옥석을 가리느라 분주하다.
올 2월 대학을 졸업하는 선수들은 현재 SK와 입단 협상중인 서장훈（연세대）을 제외하면 모두 27명.
구단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1순위 후보는 현주엽（고려대）이지만 그를 데려가기 위해선 천운이 따라줘야 한다.
하위 5개팀이 일정비율에 따라 주어지는 은행알 추출을 통해 1차지명권을 추첨하기 때문이다.
물론 김택훈（연세대） 이은호（중앙대） 신기성（고려대） 윤영필（경희대） 등도 욕심이 나지만 이들 유망주의 경우 하위팀들의 몫이 될 공산이 커 1∼5위까지의 상위팀들은 군침만 삼키는 실정.
7일 현재 공동 3위를 달리는 나래의 최국장은 "유명 선수보다 아직 기량을 인정받지 못하면서도 가능성있는 선수를 골라야 하기 때문에 애로가 이만저만 아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