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 '마음 잡았어요'
기사입력 1997년 06월 29일 14시 04분
마음을 한 곳으로 정하면 어려운 일도 쉽게 풀리는 법.
한동안 `잔류냐, 이적이냐'를 놓고 방황했던 프로축구 부천 유공의 미카엘（29·아르메니아·MF）이 마침내 활짝 웃었다.
"더이상 딴 생각을 하지 않으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네요."
그래서일까. 미카엘은 프로스펙스컵 대회를 포함해 최근 3경기（2승1무）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연일 쾌재를 부르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수원 삼성과의 프로스펙스컵 3차전（3대0 승）서는 이원식의 결승골 찬스를 만들어, 대 삼성전 3무4패의 징크스를 깨는 보너스 선물을 팀에 선사하기도 했다.
미카엘의 선전으로 유공은 프로스펙스컵서 B조 2위로 뛰어올랐고 정규리그 라피도컵서는 6경기（3무3패） 연속 무승행진의 늪에서 빠져나와 소중한 첫승을 낚아채며 재도약의 디딤돌을 놓았다.
1m73, 74㎏으로 삼성 바데아를 연상시키는 다부진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순간 돌파력과 공격 루트를 읽어내는 `열린 눈'은 축구 강국 러시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의 면모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지금도 아르메니아 월드컵 대표로 활약하며 고국서는 늘 스포트라이트 대상이었던 미카엘에게 한국생활은 생각만큼이나 순조롭지 않았다.
올초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골게터 조정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불려왔지만 몸은 늘 천근만근이었고 예상을 뛰어넘는 거친 플레이는 짜증스럽기만 했다.
이렇다 보니 기껏해야 교체 멤버, 간간이 찾아온 주전기회는 곧 벤치의 호출로 이어지곤 했다.
지난달 구단을 방문, 공식으로 이적을 요청했던 것도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는 자신과 벤치에 대한 불만이 뒤섞여 나온 돌출행동이었다.
"이제는 자신있습니다. 마음을 비우면 이렇게 쉽게 풀릴 수 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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