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불방망이 아무도 못말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9일 14시 04분
말릴 장사가 없다.
삼성 양준혁（28）의 방망이가 연일 뜨겁게 달아 오른다.
방망이를 갖다 대기만 해도 안타 아니면 홈런일 정도로 무서운 폭발력을 자랑한다.
양준혁은 마침내 지난 28일 대구 한화전에서 4할대 타율을 정복했다.
3타수 2안타를 기록, 타율 4할1리로 지난달 17일 이후 41일만에 4할 타율에 복귀한 것이다.
"썩 좋은 컨디션은 아니다. 그러나 어느 투수의 볼이라도 칠 자신은 있다."
양준혁이 방망이에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한 때는 손목 통증이 사라진 이번 달 중순부터.
타격때 마치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에서 벗어나 마음놓고 스윙을 할 수 있게 됐다.
상대투수들의 4구 공세에서 벗어난 것도 타격감을 잡게된 한 요인.
요즘 삼성은 5번 신동주의 방망이가 불을 뿜는데다 하위타선이 언제 폭발할지 몰라 상대팀은 양준혁과 울며 겨자 먹기로 승부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양준혁이 안타를 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다.
양준혁이 예년과 달라진 것은 집중력.
지난 93년 입단 이후 꾸준히 3할대의 고타율을 기록했으나 사실 영양가는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4구로 걸어 나갈지언정 나쁜볼에 절대 방망이를 대지 않고 차분하게 기다릴줄도 안다.
그리고 찬스때면 어김없이 한방씩 날리는 등 4번타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변신도 빠르다.
큰 것 한방을 노리다가도 볼카운트가 불리하면 곧바로 단타를 칠 자세로 바꾼다.
김용철 타격코치는 "갖다 맞히는 재주에다 완벽한 팔로스로까지 갖춰 프로 출범후 최고의 타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름에 강한만큼 시즌 4할이 꿈이 아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