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내년부턴 맨땅에서만 할판'
기사입력 1997년 06월 27일 14시 30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내년부터 인조잔디구장인 효창운동장에서 대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26일 결정함에 따라 현실적 대안이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동안 축구협회와 산하연맹에서 주관하는 아마축구대회의 경우 70％ 이상이 효창운동장에서 소화되고, 20％ 정도가 맨땅에서, 10％가 천연잔디구장에서 개최돼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부터 효창운동장이 배제될 경우 현실적으로 천연잔디구장을 확보하기 어려워 80％ 정도를 맨땅에서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게 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축구협회의 이번 결정은 결과적으로 한국 축구발전을 위해선 진전된 것이 하나도 없는 `속빈 강정'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공설운동장 형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천연잔디구장은 108개.
경남지방이 최다인 17개의 잔디구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경북 16개, 경기도 14개, 강원도와 충북이 8개 등이다.
그런데 이들 지방자치단체들은 대회개최를 위한 축구협회의 협조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있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보통 한 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하루에 3∼4게임을 소화해야 되는데 그렇게 될 경우 잔디가 크게 손상되기 때문에 그런지 지방자치단체들이 전혀 협조를 해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외에 일반기업체가 내부적으로 활용키 위해 보유하고 있는 천연잔디구장도 전국적으로 1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연잔디구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중 현재 대전 수자원공사와 담배인삼공사, 그리고 서울의 도로공사가 아마축구대회를 위해 천연잔디구장을 빌려주고 있으나 나머지 기업들은 `직원용'임을 들어 협회의 요청에 역시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천연잔디구장을 1개 건설하려면 약 300억원 정도가 소요돼 협회차원의 천연잔디구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지방자치단체와 일반기업체의 협조 없이는 한국축구 꿈나무들에게 천연잔디구장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