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만점 대타' 찬스마다 매서운 방망이
기사입력 1997년 06월 25일 14시 07분
"오늘은 4∼5회쯤 하나 터뜨려야지."
24일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 앞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던 쌍방울 박철우（33）가 팀선배 박노준에게 무심코 중얼거렸다.
박노준은 웃음으로 넘겼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이 말은 거짓말처럼 사실로 뒤바뀌었다.
4회초 1사 2,3루의 찬스를 잡자마자 김성근감독이 주저없이 박철우를 대타로 내세운 것.
김성근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박철우는 해태 조계현을 상대로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뿜어내며 3루주자를 불러들였다.
비록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기는 했지만 아귀가 딱 들어맞는 대타 작전이었다.
24일 현재 19경기에 나가 21타수 8안타로 타율 3할8푼1리.
주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는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타율이 아닐수 없다.
최근에는 대타로 나선 3번의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터뜨리며 100％ 성공률을 나타냈고 4타수 연속 안타까지 기록중이다.
대타 전문 타자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힌 박철우의 자산은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
경험이 쌓임에 따라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고 투수의 투구패턴을 미리 꿰뚫고 한가지 공만 노리는 것이 적중하고 있다.
"타격감이 너무 좋습니다. 대타로 나가는게 억울할 정도예요."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태우고 있는 대타 전문 박철우의 방망이는 매섭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