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현대 작년과 올해의 차이
기사입력 1997년 06월 25일 14시 07분
★…지난해 6월 24일 현재 2위 한화에 3.5게임차로 앞선 1위, 올해 6월 24일 현재 선두 LG에 무려 13.5게임차 뒤진 6위.
현대만큼 지난해와 올해 `기온차'가 심한 팀도 없다.
1년새 하늘과 땅으로 갈라진 분위기는 최근 들어 달라진 선수단 풍속도가 고스란히 증명한다.
굳이 의식하지 않고 보려 해도 눈에 띄는 변화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선수들의 말수가 확 줄어들었다.
묻는 말에만 `OX'로 대답하고 나서는 곧바로 먼산을 쳐다보기 일쑤다.
농담은 커녕 흰 이를 살짝 드러내기만 해도 괜시리 썰렁해질 정도로 공기가 건조하다.
▲원정경기때 아침 식탁에는 파리만 날아다닌다.
이전에는 전날 야간경기후 늦게 잠이 들었더라도 보통 15명 이상은 아침을 먹었지만 요즘은 기껏해야 5∼6명만이 숟가락을 들 뿐이다.
스트레스는 식욕 감퇴와 직결된다는 얘기가 새삼 실감난다.
▲코칭스태프의 `심야 미팅'이 잦아졌다.
원정 야간경기 후에는 특별한 약속 없이도 숙소 호텔 로비 커피숍에 김재박감독과 코치들이 자동으로 모여 앉는다.
새벽 1∼2시까지 나누는 대화 내용은 주로 `라면 시리즈'다.
"아까 아무개가 알만 안 깠더라면…" "그때 짧은 것 하나만 쳐줬더라면…."
24일 한화에 2대3으로 역전패 한 뒤에도 코치들은 대전 아드리아호텔 커피숍에서 날짜를 넘겨가며 얘기를 나누다가 각자 방으로 올라갔다.
▲경기 도중 흡연이 늘었다.
5회말 종료후 클리닝타임이면 덕아웃이 텅 빈다.
으슥한 곳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담배를 피우며 답답함을 달랜다.
이처럼 현대의 고민은 당장 눈앞의 성적보다도 선수단의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데 있다.
현대의 팀분위기가 다시 활기를 띨 날은 과연 언제쯤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