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피부병] 사람에 전염 '주의보'
기사입력 1997년 06월 25일 14시 07분
"피부병을 조심하세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정에 피부병 비상령이 내려졌다.
이달초부터 한낮의 더위가 섭씨 30도를 웃돌고 습도가 높아지는 등 때이른 여름이 시작되면서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 사이에 피부병이 크게 번지고 있는 것.
특히 이 피부질환은 사람에게도 옮지만 대부분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증세가 악화돼 병원을 찾고 있다.
서울 퇴계로 애견종합병원 윤신근 원장은 "더위가 시작된 이달들어 피부병 때문에 병원을 찾는 애완견들이 하루 4∼5마리나 된다"며 "특히 어린이나 여성 가운데 피부병에 걸려 고생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고 말했다.
윤 원장에 따르면 애완견 사이에 만연하는 여름철 피부병은 알레르기성, 세균성, 곰팡이성 피부염을 비롯, 개선충, 벼룩이나 이, 진드기 등에 의한 피부병이 대표적.
이 피부병에 걸리면 심하게 긁어 온몸으로 번지는데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세균감염에 의해 수개월 동안 고생하는 수도 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은 옴벌레에 의해 생기는 개선충과 곰팡이성 피부병.
습도가 높아지면서 개나 고양이의 피부 표면과 털에 기생하는 곰팡이가 크게 번식해 생기는 곰팡이성 피부염은 증세가 심할 경우 마치 원형탈모증에 걸린 것처럼 동전 크기만하게 털이 빠져 가장 성가신 여름철 피부질환으로 꼽히고 있다.
이 피부병은 한번 사람에게 전염되면 다시 개에게 옮길 수 있어 사람과 개가 동시와 치료를 받아야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
2년생 슈나우저 암컷을 기르고 있는 박현희양（21．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며칠전부터 벌레에 물린 것처럼 가렵더니 얼굴에 동전 크기의 버짐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며 "개 때문에 피부병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무더위 속에서 애완견을 과잉보호하는 것 역시 피부병을 확산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개를 너무 예뻐한 나머지 편식하는 습관을 방조함으로써 영양 불균형 상태에 빠지거나 비만 또는 운동부족으로 `성견병（成犬病）'에 걸린 개들은 체력 소모가 많은 여름철에 면역기능이 크게 떨어져 곰팡이성 피부염에 걸리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윤신근 원장은 "여름철에는 비타민C 등을 충분히 먹여주고 털을 짧게 깎아 습기를 없애주는 등 건강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며 "특히 어린이나 여성들은 피부병에 옮기 쉬우므로 치료가 끝날 때까지 개를 멀리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