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그] 장대배구 높은벽 실감
기사입력 1997년 06월 23일 14시 46분
한국 남자배구가 세계배구 왕중왕전인 97월드리그에서 2승10패를 기록, 결선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C조 최하위로 예선리그를 마쳤다.
평균 신장 1m93의 한국은 2m대가 평균인 서구 배구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우물안 개구리'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한판이었다.
하지만 96애틀란타 올림픽 우승국 네덜란드를 비롯, 쿠바 러시아 등 세계배구 빅3가 몰린 `죽음의 조'에서 2승을 거둔 것만으로도 선전했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에 비해 조 편성 여건이 좋았던 A조의 일본은 단 1승도 못올린 채 12전전패를 했고, 중국은 B조에서 2승10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그러나 이번 대회기간중 대표팀 강만수 감독과 협회가 선수선발을 둘러싸고 마찰을 일으키는 등 몇차례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대표선수 선발이 있을 때마다 감독과 협회（강화위원회）가 사사건건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 배경에는 일부 대학팀 감독들 간의 미묘한 파워게임이 자리잡고 있다.
소속 선수들을 한 명이라도 더 태극마크를 달게 하려는 몇몇 대학감독들의 과욕이 국가대표팀의 화합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브라질전 3대10 참패 속에 묻혀버린 97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배구협회는 구겨질 대로 구겨진 대표선수 과정을 말끔히 다림질하지 않는 한 배구도 청소년축구의 악몽을 되풀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