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두명의 김상현-헷갈리는 롯데 식구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0일 14시 45분
"소상현이야, 대상현이야?"
팀성적이 나쁜 롯데사람들도 한번씩 히죽히죽 웃을때가 있다.
똑같은 이름을 가진 두명의 우완 투수때문이다.
6년차인 김상현（金相賢·29）과 신인 김상현（金相鉉·23）.
둘다 올시즌 1승도 없는데다 1군에도 번갈아 오락가락해 더욱 헷갈린다.
김용희감독이 "내일부턴 김상현을 좀 써보자"고 하면 코치들은 토부터 단다.
"큰 상현인겨, 작은 상현인겨?"
"아 참, 소상현."
김감독은 이때만은 성을 소（小）가와 대（大）가로 구분해 부른다.
소상현은 신인 김상현이고 대상현은 고참 김상현.
본인들도 곤혹스러울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최근 6년차 김상현의 트레이드설이 거론되자 신인 김상현은 가슴이 철렁했다.
지난 19일 롯데가 20일의 한화전 선발투수를 신인 김상현으로 예고하자 기자들과 홍보직원사이에서도 혼란이 일어났다.
"어떤 상현이래요 ?"
"1승도 없는 상현이죠."
"둘다 승이 없는데?"
"그럼 그 선수가 그 선수지요 뭘."
이들의 이름이 헷갈리지 않은 곳은 딱 한군데.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전산실이다.
6년생 김상현은 `92502', 신인 김상현은 `97527'이란 코드번호로 표시된다.
"둘다 1군에 있으면 큰일나겠어. 원정가면 한방을 쓰게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세탁물도 뒤바뀔거고 전화교환수도 골치깨나 아프겠는걸."
현재는 신인 김상현만이 1군에 있지만 6년차 김상현이 현역선수로 등록하면 후배 김상현의 선발승을 지키는 세이브를 따낼 확률은 얼마든지 있다.
롯데가 6년차 김상현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것도 이런 혼동을 방지하려는 뜻은 설마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