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현실 뒤엎은 실명 정치극화
기사입력 1997년 06월 18일 14시 23분
스포츠조선에 `대영웅'을 인기리에 연재중인 소설가 이원호씨가 실명 정치소설 `대통령'(한뜻)을 출간했다.
`기업소설'이나 `깡패소설'로 장안의 종이값을 올린 이씨가 처음 시도해본 정치소설.
`대통령'은 지난 93년 김영삼대통령 취임부터 현재까지 정치판을 무대로 펼쳐져 온 사실들을 뼈대로, 작가 나름의 소설적 상상력을 발휘해 재구성한 장편이다.
주인공은 YS. 그러나 소설속의 YS는 신문이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현실세계의 YS와는 전혀 다른 대통령이다.
YS는 어느날 우연한 사건을 겪으면서 전혀 다른 인물로 태어난다. 경무대 시절부터 있었다는 청와대 경내의 불상 철거작업이 진행된다. 작업을 지켜보던 YS는 불상 파편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진다.
3시간 뒤 깨어난 YS. 자신을 구해준 경호실 직원에게 "사고를 당한 뒤로 내가 변한 것 같다. 여지껏 내가 왜 그렇게 해왔는지 놀랍다"며 심경을 토로한다.
그날부터 YS는 180도 다른 신바람나는 정치를 하기 시작한다.
자기가 먼저 나서 아들 현철이를 검찰에 고발한다. 자신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자 자신을 조사해달라는 요구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어제의 정적들을 끌어안으며 말 그대로 대도무문(大道無門)의 큰정치를 펼친다. 박태준을 불러 경제총리에 앉히고 박철언에게 대북정책 책임자로 임명하는 식이다.
황당하고 만화적이다. 하지만 우선은 후련해서 좋다.
그러나 코믹한 가운데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마음껏 그려놓고 있다. 그 그림은 국민이 원하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스스로 "재미있게 쓰려는 대중작가로 만족한다"는 이씨인만큼 이 소설 역시 철두철미 재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