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엽] '난 에이스 체질'
기사입력 1997년 06월 18일 14시 11분
삼성 에이스 김상엽（27） 공에 힘이 실렸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밋밋하기만 했던 슬라이더의 각도도 날카로워 졌고 주무기인 강속구의 볼끝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
삼성으로서는 지난 17일 대구 해태전이 전반기에 맞는 최대고비였다.
이번주 선두권 LG, 해태와 6연전을 치르는 터라 자칫 5할 이하의 승률을 기록하면 하위권으로 처질 수 있는 절박한 상황.
따라서 해태와의 첫번째 경기는 상당히 중요한 일전이었다.
백인천 감독도 주저않고 김상엽을 선발로 내세웠다.
백감독의 믿음을 한몸에 받고 마운드에 오른 김상엽은 위력적인 몸쪽 직구, 슬라이더, 커브로 5⅓이닝을 3안타 2실점으로 막아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김창희에게 홈런을 맞은 것이 `옥에 티'였으나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전성기 때와 조금도 다름없었다.
에이스답게 볼카운트가 불리해도 개의치 않고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거는 공격적인 피칭은 인상적이었다.
김상엽이 안정된 투구를 하자 팀타자들의 방망이도 덩달아 화끈하게 달아올라 초반에 승부를 결정지어 버렸다.
막강한 방망이 덕분에 김상엽은 6회 후배 감병훈에게 마운드를 물려줘 다음경기에 대비한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타자들을 믿고 5회까지 막아낸다는 편한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 직구가 살아나 연타를 맞지 않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
17일 현재 김상엽의 성적은 6승 3패, 방어율 3.88.
전반기에 2∼3승만 추가하면 다승왕도 한번 노려봄직하다.
팀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한 몫을 해내는 김상엽에게 에이스라는 칭호는 너무나 잘 어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