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 투수따라 포수운영 재미 '쏠쏠'
기사입력 1997년 06월 14일 14시 19분
`김상진＝김태형, 박명환＝최기문, 나머지 선발＝진갑용.'
OB의 요즘 선발라인업을 살펴보면 눈길을 끄는 대목이 하나 있다.
선발투수에 따라 포수가 달라지는 것이다.
최근 3경기의 선발포수가 모두 달랐다.
지난 11일엔 김태형, 12일엔 최기문, 13일엔 진갑용이 각각 포수 마스크를 썼다.
마치 `전담포수제'를 연상시키듯 김인식감독은 최근 선발투수의 특성에 맞는 포수에게 번갈아 가며 안방열쇠를 맡기는 전술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먼저 `김상진+김태형' 카드는 지난달 22일 잠실 롯데전에서 첫 선을 보였다.
최기문 진갑용 등 신인급 포수가 마스크를 쓸 경우 일방적으로 사인을 내는 김상진의 독단을 막기 위해 베테랑 김태형을 선발포수로 기용, 2대0 완봉승을 따냈다.
김감독은 이때부터 김상진이 선발등판할 때면 꼭 김태형을 포수로 앉혔고 김상진은 4연승을 올렸다.
`박명환+최기문' 카드는 지난 12일 잠실 쌍방울전에서 효과를 봤다.
박명환은 원바운드성 투구가 많은 투수.
타자 앞에서 밑으로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던지기 때문이다.
패스트볼이 잦은 진갑용 대신 미트질과 블로킹이 좋은 최기문이 선발로 출전, 결국 1대0 완봉승을 이끌어냈다.
김감독은 김상진과 박명환을 제외한 다른 선발투수가 등판했을때는 3명의 포수 가운데 방망이가 가장 좋은 진갑용에게 출전기회를 줘 공격력을 살리고 있다.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OB 포수진을 이끌고 김감독이 사용하고 있는 `운영의 묘'가 언제까지 효과를 발휘할지 관심거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