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 '6월은 푸르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1일 14시 40분
`강한 남자는 아름답다.'
한화 장종훈（29）의 몰아치기가 불을 뿜고 있다.
시즌 초반 빗맞은 안타로 근근이 2할 언저리를 맴돌던 모습은 간데없고 상대투수의 오금을 저리게 하는 홈런타자의 위용을 되찾았다.
장종훈의 6월 성적은 10일 현재 홈런 4개 포함, 23타수 13안타（0.565） 15타점.
어느덧 홈런 7위（9개） 타점 공동 2위（36개）로 성큼 올라서며 삼성 쌍두마차 이승엽 양준혁이 독점하던 타격 타이틀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장종훈의 진가는 10일 청주 삼성전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첫 타석에서 호투하던 삼성 선발 박충식을 상대로 좌익선상을 흐르는 깨끗한 2루타로 포문을 열더니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좌월 1점 홈런을 뿜었다.
유격수가 점프하면 잡힐 것도 같은 특유의 빨랫줄 같이 쭉 뻗어나가는 홈런.
5회에도 똑같은 코스로 1점홈런을 터뜨려 물오른 타격감을 한껏 과시했다.
타격쇼의 백미는 8_9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에 나선 장종훈은 삼성 4번째 투수 김태한의 3구 직구를 받아쳐 3루수 글러브를 맞고 좌익수 앞으로 흐르는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매듭지었다.
대역전승을 일궈낸 흥분도 잠시, 장종훈은 대타자답게 자세를 추스르고 고삐를 고쳐잡았다.
"타격페이스는 좋지만 팀배팅에 주력할겁니다."
개인타이틀에 연연하기보단 고비에서 한 방씩을 터뜨려주는 `영원한 4번'의 모습으로 남기를 원했다.
간판타자는 대포를 터트리고 팀은 역전승을 일궈내고.
탈꼴찌의 숙원을 이룬 한화의 6월이 마냥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