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이종범이 홈런치면 해태는 진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1일 14시 40분
`홈런을 쳐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얀 공을 담장밖으로 날려보내는 홈런은 모든 타자의 꿈.
하지만 해태 `야구천재' 이종범（27）에게는 홈런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10일 현재 13개를 때려 홈런 단독선두.
당연히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이상하게 계속되는 홈런 징크스에 이종범은 괴롭다.
자신이 홈런을 치는 날이면 형편없이 떨어지는 해태의 승률 때문이다.
지난 10일 광주 LG전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1회말 이종범은 기분좋은 선두타자 홈런을 날려 상쾌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팀은 6대8로 역전패했다.
최근에 홈런을 친 3경기에서 내리 3패.
자칫하면 `이종범 홈런＝패배'라는 등식이 성립될 판국이다.
올시즌 자신이 홈런을 친 12경기에서 해태는 5승7패를 기록, 승률이 4할1푼7리에 불과하다.
홈런을 못친 날의 승률 6할5푼7리（23승12패）보다 무려 2할4푼이나 떨어진다.
특히 이종범의 전매 특허인 선두타자 홈런을 치는 날에는 최악이다.
올시즌 이종범이 날린 1회 선두타자 홈런은 모두 4개.
하지만 4경기에서 겨우 1승밖에 올리지 못하고 3패를 당했다.
"굿이라도 한판 벌여야 할까봐요."
해태 공격의 시작과 끝이라는 이종범이 어이없는 징크스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