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 앙칼진 음대생
기사입력 1997년 06월 11일 13시 16분
"언니, 정말 멋있던데? 어쩜 그렇게 독살스럽게 잘해."
"소영아. 꼭 너 아니니?"
최근에 황신혜와 고소영이 개인적으로 한 전화통화중 한 부분.
MBC `신데렐라'를 본 고소영이 황신혜의 열연에 감복해서 `팬 입장'에서 건 전화인데, 황신혜는 한 술 더떠 `신데렐라 장혜진'은 `바로 너, 고소영'이라고 했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고 한 두프로의 선문답.
`신데렐라'의 황신혜가 사회인으로서 출세와 성공을 위한 `프로악녀'?
그러나 고소영도 만만치않다.
SBS TV 월화드라마 `여자'(극본 한준영, 연출 오세강)에서 `귀여운 악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
극중 애지중지 곱게 자란 외동딸로 남자에서나 공부에서나 뭐든 질투와 욕심으로 똘똘 뭉친 풋풋한 처녀다.
고교때부터 삼총사로 같이 다닌 하희라 김혜리와 함께 드라마의 세 여주인공 중 한명.
하희라는 문예창작학과의 지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여대생 기남, 김혜리는 맹하다 할 만치 어리숙하고 착한 전문대생 화정. 이에 비해 고소영은 하나도 지고 못사는 앙칼진 피아노과 여대생 지수다.
그 성격의 결과가 고교때부터 하희라와 연정을 싹틔어왔던 이종원을 지금 하희라로부터 빼앗고, 아예 동생의 가정교사 형태로 집안에까지 들여놨다.
"꼭 종원오빠를 사랑한다기 보다, 남이 갖고 있는 걸 못뺏으면 잠이 안오는 거 있죠. 그런 게 많이 포함돼 있어요"라는 고소영의 인물분석.
드라마는 남녀관계가 꼬리를 무는데, 하희라에게는 마냥 웃겨주는 박형준이 있고, 고소영에게는 같이 유학가자는 최성준이 있고, 이 두여자 사이에 이종원이 낀 형국이다.
"드라마속에서 하는 제 역할이 밉상투성이긴 해요. 도도하고 남보다 지면 안달인데, 다 이유가 있지요."
`과보호 이상성격'의 엄마(양희경)가 철권을 휘두르는 가정에서 `사랑'만 받고 자란 여자다. 그러니까 대학에 가서 하는 행각마다 `공주'로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멋'도 부지런해야 부릴 수 있다고 하는 자신만만함과 철철 넘치는 애교가 지수 고소영의 매력. 이게 캐스팅 이유도 됐고, 고소영의 실제모습이기도 하다.
최근 영화 `비트'가 떠서 마냥 즐거운 고소영. 때문에 `여자'가 끝나면, 좀 쉬었다가 `좋은 영화' 만나 또하고 싶은 자신도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