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훔치기에도 품질이 있습니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0일 14시 53분
`대도무문（大盜無門）.'
큰 도둑은 거칠 것이 없다는 속어다.
야구판의 도둑중에 해태 `야구천재' 이종범（27）은 재주와 전력에서 손꼽히는 도둑.
6월 들어 더욱 도둑질에 정신이 팔려 있는 이종범이 잠시 자리를 내줬던 도루왕 복귀에 나선다.
9일 현재 23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OB 정수근（26개）에 이어 2위.
3개 차이지만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인 출루율에서 정수근（0.327）은 이종범（0.441）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최근 급피치를 올리기 시작한 이종범은 이번주 안에 1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계산.
특히 광주 LG전은 호락호락하게 넘길 수 없다.
수비에서 `아차' 실수가 늘어난 바람에 안정된 수비를 자랑하는 유지현의 추격전이 불꽃튄다.
`빠르기'와 `흔들기'에서는 그가 한수 위임을 맞대결서 다시한번 못박을 필요가 있다.
이종범은 지난달 28일부터 5경기 연속 도루를 성공시킨 것을 비롯,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9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여기에 지난달 5월18일부터 현재까지 15연속 도루성공 기록행진까지 벌이는 중.
내친 김에 지난 94년 4월30일부터 6월1일까지 세웠던 24연속 도루성공 기록까지 넘볼 심산이다.
시즌 초반에는 과다한 전지훈련의 여파로 떨어진 체력때문에 몸이 무거워 도루실패를 자주 범했지만 지금은 날아갈 듯이 상쾌하다.
"안타 이상으로 짜릿한 매력을 느낀다"는 이종범의 도루 행진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