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현대화된 전통자기 진수 보인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10일 14시 39분
전통자기를 현대적으로 계승해온 중견도예가 유병호씨(51)가 15일까지 무역센터 현대백화점 9층 현대아트갤러리(3467－6689)에서 뒤늦은 첫개인전을 열고 있다.
홍익대에서 도예를 전공, 30년간 한우물을 파온 작가는 특히 분청사기를 중심으로 전통 자기의 현대화에 몰두해왔다.
"분청은 청자나 백자보다 거칠고 털털한 맛이 싫증나지 않고 매력적"이라는게 그의 분청시기 애찬론.
유씨는 녹갈색을 띠는 분청의 조야한 태토 전면에 인화상감을 섬세하게 찍어 표면 질감을 완성시키고, 그 위에 연꽃 당초 학 오리 갈대 등 주요 문양 소재를 간결하고 빠른 속도감의 필선으로 새긴 후 화장토를 입혀 긁어내고 1천240도의 높은 온도에서 도자를 구워낸다.
그의 작품들은 섬세하면서도 절제와 간결함이 돋보이는 게 특징. 최건 해강도자미술관 연구실장은 "오랜 제작과정에서 얻어진 능숙한 성형능력이 돋보인다"면서 "젊은 도예인들이 완성의 미(美)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평한다.
출품작은 분청사기 상감 산수무늬 항아리를 비롯한 분청사기와 청자 등 40여점. 작가는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부곡리에서 부곡도방을 열고 있다. 94∼95년 한국전승공예대전 입상, 95년 전국공예품경진대회 은상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