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쿠에르텐 첫 그랜드 슬램
기사입력 1997년 06월 09일 14시 07분
【파리＝AP 특약】 `파란의 사나이' 구스타보 쿠에르텐（20）이 97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 정상에 오르며 브라질 테니스 역사를 뒤바꿔 놓았다.
시드 배정을 받지 못한 세계랭킹 66위의 쿠에르텐은 8일（한국시간） 파리 롤랑가로 센터코트에서 벌어진 남자단식 결승서 대회 3번째 정상에 도전하던 16번 시드의 세르기 브루게라（스페인）를 3대0（6-3 6-4 6-2）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대회 역사상 가장 낮은 세계랭킹으로 남자단식 우승트로피를 안은 쿠에르텐은 브라질 출신으로는 사상 첫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내는 감격을 연출했다.
쿠에르텐은 강력한 서비스와 안정된 포핸드 그라운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3게임을 내준 채 첫 세트를 끊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서도 착실하게 포인트를 쌓아가며 6－4로 승리한 쿠에르텐은 3세트 들어 전의를 상실한 브루게라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6-2, 완승을 이끌어냈다.
지난 94년 프로데뷔후 ATP（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 투어대회에서 무관에 그쳤던 무명의 쿠에르텐.
그는 이번 대회 3회전서 `클레이 코트의 황제' 토마스 무스터（오스트리아）를 격파, 돌풍의 서막을 연 뒤 8강서 지난해 우승자인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마저 무너뜨리며 주위를 경악시켰다.
대회 내내 노란색 웃옷에다 푸른색 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주목을 끈 쿠에르텐은 세계의 강호를 연파하며 마침내 롤랑가로의 황색 코트를 정복, 세계테니스계의 차세대 주자로 당당히 떠오르게 됐다.
한편 여자복식 톱시드의 지지 페르난데스（미국）－나타샤 즈베레바（벨로루시）조는 결승서 미국의 마리 조 페르난데스－리자 레이먼드조를 2대0（6-2 6-3）으로 일축, 대회 5번째 우승컵을 따냈다.
전날 열린 여자단식 결승서는 `크로아티아의 샛별' 이바 마욜리（19）가 세계 1위 마르티나 힝기스（16．스위스）를 2대0（6-4 6-2）으로 완파,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마욜리는 65만4천115달러의 우승상금과 함께 그랜드슬램대회를 제패한 최초의 크로아티아 선수로 기록되는 영광을 안았다.
반면 지난 1월 호주오픈 타이틀을 차지하며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힝기스는 연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으며 2연속 그랜드슬램 패권의 꿈을 무산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