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 관전평]투수전 예상 뒤엎은 '난타전'
기사입력 1997년 06월 09일 00시 32분
3점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됐던 해태 이대진과 한화 정민철의 맞대결이 난타전이 되면서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대진, 정민철이 양팀의 에이스이면서도 스트라이크와 볼의 구분이 명확해 타자들의 선구안을 편안하게 만들었고 볼배합도 여간 아쉽지 않았다.
정민철은 3회 김종국, 이대진은 5회 백재호에게 홈런을 허용했는데 모두 140㎞짜리 직구를 얻어맞았다.
직구가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변화구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들은 최고시속이 145㎞ 이상의 빠른 볼을 갖고 있으면서도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보니 타자들이 쉽게 직구에 타격 포인트를 맞출 수 있었다.
특히 해태는 2회말 이종범의 호수비로 흐름을 이끌었지만 이대진이 1회말에 21개나 공을 던지는 등 자신없는 투구를 하는 바람에 중반 이후의 흐름을 한화에 넘겨줬다.
한화 이상목은 7회초 장성호의 투수땅볼을 1루수 키로 넘겨 실점을 한 대목은 본인이나 팀을 위해 생각해볼 문제다.
이 실책 하나가 마무리 구대성이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하고 등판하게 만들어 막판 어려운 경기를 하는 원인이었다.
한화는 1회말, 해태는 2회초 득점찬스에서 번트가 아닌 히트앤드런 작전을 쓴 것은 투수들의 컨디션을 면밀히 검토한 벤치의 높은 수읽기였다는 점에서 의미있었다.
한화는 장종훈 백재호가 점점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고 투수들이 안정감을 되찾아 곧 중위권으로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