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신혜] '출세밖엔 난 몰라'
기사입력 1997년 06월 08일 13시 35분
신인도 아니고, 데뷔 12년째인 연기자에게 좀 무리한 질문이었지만, 당시는 또 `애인'열기가 가시지 않은 때여서 다음엔 뭐할 건가 궁금하기도 했다.
황신혜는 그때 이렇게 대답했다.
"`업 클로즈 앤 퍼스널'이란 영화를 봤는데, 거기서 미셸 파이퍼 역을 참 하고싶습니다."
방송국 신인 아나운서로 들어가 직장상사의 사랑도 얻고, 출세도 하는∼.
이 미셸 파이퍼의 역을 지금 MBC `신데렐라'에서 재현하고 있는데, 황신혜는 한수 위다.
장혜진. `사랑'보다는 남자를 이용해 출세의 야욕에 온통 불타있는 여인.
황신혜는 방송초 극중에서 `업 클로즈∼'을 힌트로 방송사 실세간부와 일부러 마주쳐 테이프를 떨어트리는 장면도 연출했다.
여기에 제물이 된 게 지금 `신데렐라'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인 케이블TV 제작국장 이영하.
영화를 흉내내 직장상사인 이영하를 유혹하고 토크쇼의 메인 앵커자리를 따낸 황신혜는 최근 공중파로 옮길 기회까지 잡고는 그를 `창밖의 남자'로 전락시켜 버렸다.
더욱이 이웃집 남자 준석（김승우）이 재벌아들이란 정체를 알고는 `맘따스한 여자'로 백팔십도 표변, 결혼 목전까지 와 있는 것.
착하디 착한 하나밖에 없는 동생 혜원（이승연）을 대하는 행각도 소름끼칠 정도로 오싹하다.
의상수발 코디수발좀 해달라고 서울 오게 해놓고는 최근 김승우와의 관계가 묘해지자, 단칼에 고향 제주도로 쫓아보냈다.
"요즘 주위로부터 욕을 많이 먹어요. 남자를 이용하고 동생에게 못되게 구는게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거예요."
최근 엘리베이터에서 시간차를 두고 이영하를 버리는 장면과 김승우를 반기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
`버릴 남자 이영하'를 뒤돌아서 찡그리는 장면과, `걸린 남자 김승우'앞에서의 거짓미소는 황신혜의 물오른 이중연기다.
"혜진에 대해 동정할 여지는 없죠. 제가 맡은 역할이니까 최선을 다할 뿐인데, 어찌 보면 한쪽 머리만 발달한 불쌍한 여자이기도 해요."
이영하도 복수를 다짐했고 김승우도 눈치챘고, 이미 `악녀'로 점지어져 파멸이 저앞에 보이는 황신혜는 "`성공'이란 역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리는 기차와 같다"고 했다.
이영하의 말대로 과연, `황신혜 뜻대로 될까?' 시청자들의 궁금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