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노인성 발기부전 약물투여로 성생활 가능
기사입력 1997년 06월 02일 14시 45분
젊어서 부인과 사별한 K씨는 지난해 환갑을 지낸 노인으로 두 딸을 출가시킨 뒤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었다.
부인과 금실이 너무 좋았던 그 노인은 다른 여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딸들의 뒷바라지를 하다가 결혼을 시킨 뒤에는 외손자를 보는 즐거움이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날 식당을 하는 40대 과부댁을 알게 됐다.
아버지의 로맨스를 알게 된 두 딸은 재혼을 하라고 성화였으나 그 노인은 한사코 손을 내저었다.
겉으로는 죽은 부인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고 했으나 실은 젊은 아내를 맞아 부부관계를 하며 살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착한 여자라고 하더라도 성적으로 아무런 능력이 없는 노인과 산다면 결국 송장을 치우라는 뜻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경제적으로 부러울 게 없었던 그 노인은 남 몰래 직업 여성을 찾아다니며 남성으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시험했으나 어느새 늙어 버린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나 남은 생을 혼자 살기 힘들다고 생각한 그 노인은 마침내 결혼을 결심하고 속사정을 친구에게 털어 놓았다가 우리 병원을 소개받고 찾아왔다.
검사 결과, 노인성 변화로 인한 혈관성 발기부전이 있을 뿐 다른 기능은 비교적 건강한 것이 확인됐다.
발기 테스트를 해 보니 젊었을 때처럼 우람해졌다.
노인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얼굴이 붉어지며 마치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약물 투여로 일단 발기부전에서 해방된 그 노인은 곧 결혼식을 치렀다.
노인성 변화로 인한 혈관성 발기부전은 약물 치료만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된다.
그 노인의 경우 약물 투여를 계속하면 성생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치료가 끝나 그 노인을 까맣게 잊고 있던 어느날 예약도 하지 않은 사람이 불쑥 진찰실 문을 열고 들어 왔다.
바로 그 노인이었다.
그 노인은 얼마전 아들을 낳았다며 가까운 횟집에 가서 소주라도 사겠다고 졸랐다.
이제 그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사는 게 목표라는 노인에게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발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