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패배는 한번으로 족하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31일 15시 06분
LG `특급소방수' 이상훈（26）이 다시 무패 행진에 도전한다.
지난 93년 프로 데뷔 이후 단한번의 패전도 없이 20게임 무패를 기록한 한화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
이상훈은 지난 28일 잠실 삼성전에서 류중일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고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작년 8월15일 해태전 이후 이어온 24게임 무패를 끝냈지만 곧바로 마음을 추스렸다.
장기 레이스를 하다보면 어차피 3∼4차례의 패전은 피할 수 없는 일인만큼 빨리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리고 새 출발에 들어갔다.
이상훈은 지난 30일 갑작스런 폭우로 한화전이 취소된 뒤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오후 4시쯤 날씨가 활짝 개자 동료 투수들과 함께 대전구장에 나갔다.
여느 때보다 다부진 모습으로 스트레칭과 러닝을 하며 다음 등판을 준비했다.
몸놀림 하나하나엔 최고투수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과 오기가 가득했다.
아울러 올시즌 목표인 40세이브포인트에 대한 강한 집념을 나타냈다.
`구원불패'로 통하는 이상훈은 30일 현재 20게임에 나가 2승 15세이브 1패와 방어율 1.19.
최고 시속 151㎞짜리 직구와 올해 실전무기로 개발한 체인지업을 앞세워 공격적인 피칭으로 따낸 결실이었다.
LG 코칭스태프의 이상훈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다.
항상 `3일 연투와 50개 이상 불가'란 기본 원칙 아래 등판 간격과 투구수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모두에게 이상훈의 등판은 곧 승리라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1패를 안고 다시 시작하는 이상훈의 구원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지켜보는 것이 또다른 관심거리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