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아] 땀 범벅 눈물 범벅
기사입력 1997년 05월 31일 14시 28분
SBS TV `모델'에 출연중인 염정아는 요즘 완전히 수아가 돼 버렸다.
아기 엄마라는 약점을 딛고 모델로 재기에 성공하는 수아는 딱 밉지 않을 정도로 공주병 증세를 보여 오히려 귀여운 여자. 대본을 읽어볼때마다 왠지 자신의 실제 성격과 너무 비슷한 것 같아 키득키득 웃게 된다.
"여자라면 자기보다 예쁜 꼴을 못 보는게 당연한 것 아니예요?" 그러나 수아는 드라마 후반에 모델로는 치명적인 유방암 선고를 받는 운명을 맞게 돼 있어 자기 일 처럼 안타깝기도 하다.
염정아는 지난주 2년을 미뤄온 대사 2가지를 치렀다. 바로 KBS 1TV의 두 간판 프로그램 `체험 삶의 현장'과 `TV는 사랑을 싣고' 출연.
`체험…'은 자신이 MC를 맡고 있는 MBC TV `특종 연예시티'와 같은 시간대에 방송돼 출연이 불가능했고 `TV는…'은 그리 오래 산 것도 아닌데 특별히 찾아야 할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아 미뤄온 것.
그러나 최근 `특종 연예시티'가 일요일로 시간대를 옮기며 `체험…'의 출연 기회가 왔다. 어떤 힘든 일이 주어질지 몰라 마음을 졸였지만 다행히도 일은 `만두 빚기'.
만두는 염정아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신이 나서 달려들었지만 물론 만만치 않았다. 경기도 시흥의 만두 공장에서 22㎏짜리 밀가루 10포대를 나른 다음 반죽, 야채 썰기, 속 다지기를 거쳐 만두 50개를 빚고 나니 쓰러지기 직전이 됐다.
그렇게 번 일당이 2만원. 그래도 그게 어디냐. 뿌듯해 있는 염정아에게 아주머니는 조심스럽게 꾸러미를 건넸다. "이거 정아씨가 빚은 건데, 모양이 못나서 못 팔아. 집에 가서 쪄 먹어요."
내심 좋아하며 집에 가서 동생들과 만두 파티를 벌였고 결국 다음날까지 "목구멍에서 만두 냄새가 난다"며 투덜댈 정도로 포식을 했다.
`TV는…'에서는 초등학교 1년때 울보였던 자신을 업고 달래던 담임선생님을 만났다. 출연 전의 망설임과는 달리 자신을 만나기 위해 브뤼셀에서 13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선생님을 보는 순간 화장이 지워질 정도로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역시 사람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는 염정아. `TV는…'팀이 촬영의 선물로 선생님 외에도 잊고 있던 옛 친구들의 연락처를 확보해줘 `모델' 방영을 마치는 8월초가 되면 그 동안 소홀했던 사람들을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