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열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있나'
기사입력 1997년 05월 31일 14시 28분
탤런트 박형준이 엉뚱하면서도 어리숙한 대학생으로 변신했다.
SBS TV 월화 드라마 `여자'(한준영 극본, 오세강 연출)에서 주인공 하희라(기남 역)의 상대역으로 등장한 것.
극중 박형준은 이종원(종구 역)을 고소영에게 빼앗기고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하희라에게 접근하는 곤충학도 변봉수.
유머감각이 풍부하고 밝은 성격에 남을 웃기는 것을 좋아하는 개그맨 지망생이다.
처음엔 하희라가 냉정한 반응을 보이지만 자신이 좋으면 그만이라는 태도로 끝까지 쫓아다니며 결국 결혼에 골인한다.
지난 89년 MBC 19기 탤런트로 데뷔한 뒤, `마지막 승부'와 `종합병원'에서 얼굴이 알려진 그는 MBC TV 가족 드라마 `간이역'에 이르기까지 비중있는 드라마에는 빠지지 않고 캐스팅되는 방송가의 감초같은 존재.
SBS 드라마 출연은 작년 `자전거를 타는 여자'와 `8월의 신부' 이후 1년만의 컴백이다.
그동안 가볍고 코믹스런 역할을 주로 해왔기때문에 이미지가 한쪽으로 치우친 느낌이 든다는 그는 진지한 연기자로의 변화를 바라지만 무거운 성격의 배역을 맡으면 잘 부각되지 않는 징크스가 있다.
원래 변봉수 역도 처음엔 김찬우가 내정돼 있었으나 극중 코믹한 성격이 박형준과 더 잘 어울린다는 주위 여론에 따라 막판에 얼굴이 교체됐다.
1m77의 건장한 체구에 귀공자풍의 서구적인 외모가 돋보이는 그는 결혼은 30살이 넘어서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어린아이같은 감성과 행동으로 하희라를 끈질기게 쫓아다니는 박형준의 조금은 어리숙하고 귀여운 모습이 드라마 `여자'의 구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