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최용호 - '한국시리즈 축하공연이 소원'
기사입력 1997년 05월 30일 14시 38분
`최초의 프로야구 선수출신 가수.'
3인조 댄스그룹 `스핀'의 리더인 최용호씨（24）의 앞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데뷔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느낌만으로'라는 댄스곡으로 인기가요 순위 30위권에 들며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최씨는 지난 92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LG트윈스의 중견수였다.
비록, 프로시절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내긴 했지만 최씨의 이름 석자만은 엄연히 프로야구 연감에도 올라 있다.
프로 2년째이던 92년 단 1경기에 불과했지만, 대망의 1군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때도 1군엔트리에 이름만 올렸다 뿐이지, 결국 경기내내 벤치신세였다.
최씨가 극적인 탈출구를 모색한 것은 지난 93년.
"운동으로 보란 듯 성공하고 싶었지만, 사람일이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더라구요. 꼬박 한 달을 끙끙 앓던 끝에 변신을 결심했죠."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어던진 최씨는 키 1m80, 몸무게 70㎏에 운동으로 다져진 조각 같은 신체조건을 앞세워 모델활동을 시작했다.
인터크루, 뱅뱅, 베이직진 등의 의류 CF와 패션모델로 각광을 받던 최씨가 또 한번 허물을 벗은 것은 지난해 6월.
친지로부터 댄스그룹 공개오디션이 있다는 귀띔을 받은 것.
꿈인 만능엔터테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모델에 이어 가수경험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도 섰다.
100대1의 바늘구멍 경쟁을 뚫고 `스핀'의 일원이 되는데 성공했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하루 12시간씩의 춤과 노래연습의 강행군이 8개월간 이어졌다.
"그래도 야구선수시절 합숙훈련하던 때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예요. 지금도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지난날 어려웠던 2군시절을 되새기곤 합니다."
공중파와 케이블 TV출연, 지방공연 등으로 1주일 내내 몸은 파김치가 되지만, 그라운드에서 못다한 꿈을 이루고 말겠다며 이를 앙다문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에서 축하공연을 하는 게 소원입니다. 비록 야구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비진 못했지만, 신바람나는 춤과 음악으로 운동장을 달구고 싶습니다."
최씨는 특히 L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면 출연료에 관계없이 축하공연을 펼치고 싶다며 변함없는 `친정사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