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경마 동호회-건전레저 주도 '새바람'
기사입력 1997년 05월 30일 14시 29분
대학생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ＰＣ통신 경마동호회 회원들이 경마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올해초 기수 팬클럽을 조직, 경마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는가 하면 매경주 500원 이하의 소액베팅만으로 경마를 즐기고 있어 건전경마를 주도하고 있는 것.
경마동호회가 처음 결성된 것은 지난 95년 12월.
처음에는 대학생 10명으로 시작된 모임이었으나 1년반이 지난 지금 이들은 나우누리와 하이텔을 합해 약 450명 규모로 성장했다.
올초 신형철 기수를 시작으로 조직된 팬클럽은 현재 박태종, 김옥성, 안병기, 김윤섭 기수 팬클럽 등 총 8개로 불어났다.
이들은 평소 ＰＣ통신을 통해 경마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물론, 경마일이면 단체미팅을 갖고 경마가 끝난 뒤에는 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기수들을 찾아 위로하는 등 활발한 동아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곧잘 고액배당을 적중시키기도 한다.
복승식에 751.3배가 터진 지난주 토요경마 제4경주.
대다수의 경마팬들이 한숨 속에 마권을 찢고 있는 동안 이들은 환급액을 받기 위해 발매창구로 모여들었다.
하이텔 경마사랑동호회 회원 오선호군（JOYman）이 비인기마인 7번마 `도도사'와 14번 `핵폭풍'을 우승후보로 선정한 뒤 경마 전날 이를 통신에 띄웠던 것.
비결은 경주마를 각조 담당자에게 맡겨 집중 파악토록 하는 독특한 예상체계에 있다.
1인당 1개씩 조를 맡겨 소속 경주마들을 철저히 분석시킨 뒤 이를 수집, 모든 회원에게 50개조 정보를 속속들이 알려주는 것.
이들은 또 경주시작 2시간 전까지 각자 만든 개인예상마번을 공개하고 경주가 모두 끝난 뒤 누가 더 잘 맞혔는가를 놓고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경마일마다 ＰＣ통신에 오르는 개인예상표는 줄잡아 30여개.
이들 중 최고 승률을 기록한 회원은 경마가 끝난 뒤 회장으로부터 감투상을 받는다.
그러나 이들은 돈을 따는데는 별 관심이 없다.
매경주 100∼500원씩 거는 회원들이 대부분이고 아무리 자신이 있다해도 3천원 이상 베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하이텔 경마사랑 동호회 오승준 회장（26）은 "회원들 대부분이 하루 1만원 정도만 갖고 경마장을 찾는다"며 "돈보다 자기 예상이 적중했다는 쾌감이 훨씬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