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공든 탑이 무너졌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28일 13시 49분
젊은 아해들의 말로는 속담이나 격언에 허구가 들어 있단다. 그걸 알면서도 어찌 쓸수가 있느냐는 야그인데 지난 회에 이어 속담분석.
2. 공든 탑이 무너지랴.
-무너지는 것이 어디 탑뿐이랴. 기억에 올리고 싶지도 않은 성수대교와 삼풍의 참사… 누가 그 건축물들을 세울 때 무너질 것을 예상이라도 했겠는가. 그러나 철저히 무너졌다.
그 뒤에도 돈암동 한진 아파트 축대가 붕괴됐고 철거를 하던 국일관과 당산철교가 내려 앉았다. 이러다가 하늘도 무너질지 모른다. 하늘 위로 대피하자.
3.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콩 심은 밭에서 온천수가 나고 팥 심은 곳에서 유전이 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일부 강에서 폐수를 먹고 자란 붕어가 등이 휘고 눈알이 튀어 나와 더 이상 붕어라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깡통과 비닐을 마구 버리면 토양도 오염이 되고 만다. 콩 심은 땅에서 미친 당근이 날지도 모른다.
4. 때린 놈은 웅크리고 자고 맞은 놈은 뻗고 잔다.
-이 말은 `웅크리고'는 불안을, `뻗고'는 편안함을 말했지만 틀렸다. 때린 놈은 깡패들의 좁은 숙소에서 자느라 몸을 구부려야 하고 맞은 놈은 다리에 기브스를 한 결과 쭉 뻗고 자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5.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이성호가 미국서 오는 거 봐라. 세상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을만큼 좁다. 혹 아는 사람을 다른 곳에서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말이 있다.
`야！ 세상 좁다.'
할 일이 많다는 것은 취업의 문이 넓다는 것일텐데. 그 주장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10만의 대졸자 중 갈 곳 몰라 헤매는 8만명에 대해 설명해 보시라. 할 일 많은데 `정리해고제'니 `명퇴'는 왜 필요한가.
6.내 사전에 불가능이라는 단어는 없다.
-젊었을 때부터 노인처럼 옹(翁)의 칭호를 들은 나폴레옹이 한 말인데 프랑스어사전은 물론 모든 사전에는 `불가능(不可能,IMPOSSIBILITY)'이 나와 있었다. 나폴레옹이 어리석게도 불량사전을 샀거나 튀고 싶은 속셈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 분명하다.
7.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설령 소문이 나지 않은 잔치에도 먹을 건 엄연히 있다. 단 소문난 잔치 일수록 주차할 곳은 없다.
8.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역이나 터미널 어디엘 가도 `로마'가는 표는 팔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