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우] 타점왕
기사입력 1997년 05월 21일 14시 35분
"전 경기 출전입니다."
해태 홍현우（25）에게 올시즌 목표를 물어 보면 항상 나오는 대답이다.
하지만 입술을 달싹 움직이며 다른 대답이 나오려다 들어간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프로 8년차.
막강 해태의 4번 자리를 차지한 홍현우는 아직 변변한 개인 타이틀이 하나도 없다.
작년에 수상한 출루율 타이틀이 유일한 개인상.
성에 찰 리가 없다.
홍현우의 내심은 메이저 타이틀 중의 하나인 타점왕 차지다.
20일 현재 타율은 2할7푼2리（103타수 28안타）에 불과하지만 타점은 19개로 팀내 1위（전체 10위）다.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타격감이 살아나기 시작한 최근 10경기에서 13타점을 올렸다.
필요할 때 한방씩을 터뜨리며 중심 타선 몫을 다한 것.
고무적인 것은 올해 터뜨린 홈런 6개가 모두 대형이라는 사실이다.
130m짜리 2개를 포함해 평균 비거리가 120m가 넘을 정도로 거포의 위력을 되찾았다.
시즌 초반 홍현우의 성적은 해태의 4번타자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
안타는 가뭄에 콩나듯하고 타율은 1할대에서 벗어날 줄을 몰랐다.
타순도 7번까지 추락했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지 못한데다 욕심만 앞서다보니 한동안 타격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김성한타격코치의 지도대로 상체가 앞으로 쏠리면서 방망이 끝이 처지는 약점을 보완하자 타이밍이 잡혔고 타격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아직 늦지 않았죠."
이름값에 걸맞은 왕관을 찾아 나선 홍현우의 기세가 무섭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