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방망이 원기회복
기사입력 1997년 05월 21일 14시 35분
현대 이숭용（26）에게 요즘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팀동료나 야구관계자들과의 말수가 부쩍 늘었다는 것.
올시즌 개막 이후 최근까지 이숭용은 운동장에만 나오면 얼굴이 석고상이었다.
누가 기분을 돌려보려고 농담이라도 걸면 예의상 씩 웃었다가 이내 `포커페이스'로 돌아가곤 했다.
야구가 안되고 거기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얼굴에 그대로 반영됐던 것.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말을 걸기도 전에 쾌활한 표정으로 수다를 떨고 동료들과 농담도 곧잘 주고 받는다.
슬슬 방망이가 맞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광주 해태전에서 이숭용은 오랜만에 제대로 맞은 장타를 날렸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깨끗한 밀어치기 2루타로 짜릿한 손울림을 즐겼다.
이날 2루타 포함, 최근 4경기에서 꾸준히 안타 1개씩을 때려냈다.
안타 방향도 좌_중_우 골고루 분포돼 더욱 희망적이다.
이숭용은 "이제 막 감이 오려고 하네요. 지금 놓치면 또 한참 헤맬지도 모르니 잘 잡아둬야죠"라며 밝게 웃는다.
축이 되는 왼쪽 발을 스윙 순간 구부리지 않고 꼿꼿이 세운채 받쳐주는 원래의 타격폼을 회복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20일 현재 88타수 21안타로 타율 2할3푼9리.
아직 만족하기엔 어림도 없는 수치지만 왠지 자신감이 솟는다.
그렇게 안 맞을 때도 자신을 변함없이 5번에 기용해준 김재박감독의 굳은 믿음에 보답할 때가 됐다는 것이 이숭용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