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수] 부상탈출 컴백
기사입력 1997년 05월 20일 14시 03분
허전하던 OB 타선에 `무게중심'이 잡혔다.
주포 심정수（22）가 오른쪽 어깨부상을 딛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잠실 LG전.
경기전 프리배팅을 유심히 지켜보던 김인식 감독은 이례적으로 심정수를 3번자리에 갖다놨다.
심정수가 3번 타순에 들어선 것은 94년 프로데뷔후 처음.
김 감독의 기대대로 심정수는 `무시무시한' 타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1회와 2회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맞은 2개의 안타를 뽑아내더니 5회에는 최고시속 200㎞는 됨직한 총알같은 중전안타를 터뜨렸다.
타구 스피드가 얼마나 빨랐던지 LG 유격수 유지현의 얼굴이 허옇게 떴을 정도.
먹이를 무는 표범처럼 완벽하게 배팅포인트를 찾아 스윙하는 모습은 20일간의 부상공백이 있었던 선수라고는 믿기 힘들었다.
김한근 타격코치는 "지레 짐작으로 공을 판단하는 단점이 있었지만 이젠 타석에서 볼을 끝까지 쫓아간다. 일단 정확히 맞히는데 신경을 쓰다보니 좋은 타구들이 나오는 것 같다"며 흡족한 표정.
심정수도 "내가 바보였다"며 머리를 툭툭 친다.
큰 것 한방만을 의식하고 타격하는 바람에 왼쪽 어깨가 빨리 열리고 변화구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했다는게 그의 설명.
하지만 문제점을 발견한 만큼 앞으론 예전같이 맥없는 플라이 타구나 삼진이 줄어들 것이라고 큰소리친다.
심정수가 과연 믿음직한 `헤라클레스'로 OB 타선을 이끌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