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주무기' 노려친 홍현우의 승리
기사입력 1997년 05월 17일 00시 20분
쌍방울 선발 박진석은 직구 최고 시속이 140㎞로 그다지 빠른 편이 아니지만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절묘한 투수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달 30일 해태전에서 6⅔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 올시즌 첫승을 올렸을 때도 체인지업이 잘 먹혀 들었기 때문이다.
쌍방울 김성근감독이 전날인 15일 롯데전에 등판했던 박진석을 또 다시 선발로 내세운 것도 해태 타자들이 낮게 깔리는 변화구에 약하다는 통계에 따른 포석이었다.
1회초 해태 공격.
1번 이종범이 볼카운트 2_2에서 박진석의 몸쪽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익수앞 안타를 만든 뒤 도루 실패.
이어 2사후 3번 이순철은 볼카운트 1_3에서 무심코 던진 직구를 받아쳐 다시 좌전안타.
다음 타자는 4번 홍현우.
박진석은 볼카운트를 2_1로 유리하게 끌고 갔다.
박진석의 승부구는 체인지업.
당연히 체인지업을 노린 홍현우의 엄청난 완력에 맞은 공은 왼쪽 펜스를 새까맣게 넘어갔다.
박진석은 자신있게 던진 체인지업이 홈런으로 연결되자,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떨궜고 그 뒤 전의를 잃은 듯 해태 타자들에게 두둘겨 맞고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 갔다.
투수와 타자의 머리 싸움에서 타자가 이긴 한판이었으며 투수는 아무리 주무기라도 과신해선 안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순간이었다.X전주＝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