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마음 예쁜 그녀
기사입력 1997년 05월 15일 14시 18분
"있을 것 같지 않아서 더 아름다운 경우도 있잖아요?"
MBC TV 아침드라마 `못잊어'에서 세상에 있을 것 같지 않은 순정파 여인 수정역을 맡은 이윤수(23)의 말이다.
극중 나이 27세인 수정은 유경(박지영)과 이별한 뒤 괴로워하던 찬영(선우재덕)을 만나 결혼 약속을 한 여자. 결혼식전 사진촬영까지 마치지만 찬영은 유경이 불치의 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돌봐줘야 한다며 식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찬영이 마음을 정리하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찬영의 집으로 들어앉는 수정. 아무도 잘못한게 없지만 세 사람 모두 마음이 편치 않게 된 상황이다.
"현실이라면 말도 안 되는 경우죠. 어쩌면 그래서 더 호응이 높은 것 같아요."
아침 드라마의 주부 시청자들은 오히려 현실이 아닌듯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더 원하는 것 같다는 얘기. 눈빛이 맑아 적역이란 말을 듣지만 정통 멜로 드라마는 처음이라 감정표현이 만만찮다.
KBS 공채 탤런트 16기로 지난 94년 데뷔, 첫 작품인 `사랑의 인사' 이후 시청자들에게 낯을 익힌 `목욕탕집 남자들'까지 줄곧 발랄한 역할만을 해왔기 때문.
`목욕탕집 남자들'에선 김호진의 마음을 놓고 김희선과 줄다리기를 벌이다 결국 김희선에게 져 시청자들의 동정을 사기도 했다.
"나이가 나이니 만큼 아무래도 밝은 연기가 편해요. 지금 나이 아니면 다시 할 수 없는 역할을 해보고 싶은 거죠."
비 오는 날이면 집안에 앉아 옛날 영화를 보는게 취미. 특히 `작은 아씨들'같은 고전 흑백영화를 좋아한다.
아직 `영화처럼 살고싶은 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말에 "그런 것도 같다"는 대답. 특기는 장구와 꽹과리 등 국악기지만 좀 튀어나온 이마 때문에 사극용의 `쪽진 머리'는 영 자신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