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왕지치- 아시아의 올라주원
기사입력 1997년 05월 12일 14시 42분
팔을 뻗으면 금세 림이 닿을 듯한 엄청난 키에도 여느 민완가드에 뒤지지 않을 만큼 몸놀림이 민첩하다.
마른 체구지만 상대방 센터와 벌이는 몸싸움에서 한치도 물러섬이 없다.
하이포스트의 가드진과 연출하는 패스나 스크린 플레이, 경기를 보는 시야도 나이에 비해 훨씬 완숙하다.
5년안에 NBA（미국프로농구）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게 확실하다.
11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벌어진 중국과 카자흐스탄의 동아시아대회 남자농구 예선을 지켜본 한창도 본지 해설위원은 중국의 센터 왕지치（17．2m12）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직 솜털이 가시지 않은 `미소년' 왕지치는 이 경기서 27득점 9리바운드 5블록슛을 기록, 동료들의 몸이 다소 풀리지 않은 가운데서도 팀을 리드하며 팀승리를 견인해냈다.
특히 왕지치가 카자흐스탄의 슛을 고공에서 내리찍거나 림을 맞고 튀겨 나오는 볼을 팁인시킬 때면 구덕체육관은 부산팬들의 탄성으로 진동했다.
지난 94년 고교생으로는 드물게 국가대표에 뽑혀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했던 왕지치는 중국 프로농구 `8．1팀（인민해방군팀）'에 소속돼 있다.
애틀랜타올림픽 당시 NBA 관계자들도 "`아시아의 하킴 올라주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스카우트를 고려했을 정도.
왕지치는 지난해 11월 중국 상해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청소년（22세 이하）농구선수권대회 한국과의 결승전에 허리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아직 한국농구와는 맞서본 적이 없다.
중국농구협회는 아시아최강은 물론 세계정상 도전을 위해 동아시아대회 대표팀 엔트리에 그의 이름을 넣을 만큼 왕지치에게 대단한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