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방망이 '물올랐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10일 15시 32분
삼성 이승엽（21）에게 `허튼' 안타는 없다.
위기에서나 상대 에이스의 구위에 철저히 눌려있을 때, 팀이 돌파구가 필요할 때 한 방씩을 터트려댄다.
때문에 주자없는 2사후에라도 이승엽에게 안타를 맞으면 상대투수는 긴장한다.
다음타자가 거포 양준혁이란 점도 있지만 왠지 허점을 찔린 느낌을 지울수가 없기 때문이다.
9일 대전 한화전이 대표적인 예.
팀타선이 한화 선발 노장진의 구위에 눌려 5회까지 1안타만 때려내며 헛스윙을 연발했지만 이승엽은 6회초 우월 1점홈런을 터트리며 승부를 예측불허로 몰고갔다.
노장진의 호투에 느긋하던 한화벤치는 화들짝 놀라며 그제서야 아껴두던 구대성을 마운드에 올려보냈다.
비록 경기엔 패했지만 3연전의 첫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를 3⅓이닝 동안이나 던지게 하는 전과를 올린 것.
지난달 23일 잠실 OB전이후 꼬박꼬박 안타수를 늘려간 이승엽은 이날 홈런으로 13게임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개막 직후 컨디션 난조로 애를 먹긴 했지만 현재의 타격감은 최고로 올라있는 상태.
지난 3일부터 시작된 LG와의 홈 3연전에서 홈런 3발을 터트리며 완전히 `감'을 되찾았다.
최근 5경기에서 21타수 10안타（0.476）, 홈런 4개 11타점.
시즌 개막후 경기당 한 명꼴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9일 마침내 팀동료 양준혁과 현대 박재홍을 제치고 타점 1위（22개）로까지 올라섰다.
홈런도 박재홍에 이어 2위（7개）.
"감 잡았을 때 부지런히 쳐야죠."
식을줄 모르는 불방망이를 휘둘러대고 있는 이승엽의 욕심이 당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