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대안없는 방출...'날지 못하는 천마'
기사입력 1997년 05월 09일 15시 24분
도대체 `천마'는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 것일까.
프로축구 3연패（93∼95년）를 달성한 명문 천안 일화가 비틀거리고 있다.
지난달 19일 97아디다스컵대회에서 최종전인 대우에 대패（1대4）를 시작으로 4게임째 연속 무승（1무3패）의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이유가 뭘까. 주위에서는 한결같이 선수관리의 실패를 그 첫 번째로 꼽는다.
선수의 무분별한 트레이드가 부른 `화（禍）'라는 주장이다.
사실 일화는 작년말 GK 박동우와 유공 권태규의 맞트레이드를 시작으로 겐나디（LG） 이태홍（유공） 김학철（포항） 등 `알짜'들을 차례로 내보냈다.
반면 예정된 출혈마저 감수하고 데려온 권태규는 단 1분도 써먹어 보지 못한 채 얼마전 LG로 넘겼다.
또 박동우의 대안없는 방출로 혼쭐이 나기도 했다.
GK 김해운이 아디다스컵 도중 손가락 골절상을 입고 주저앉자 달랑 하나 남은 사리체프의 교체요원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이다.
그러고도 일화는 또다시 `거래'에 나섰다. 이번엔 박종찬 최성호 송상우 등을 내놓았다.
물론 팀 스타일에 맞지 않는 선수의 이적은 빠를수록 좋다. 불필요한 선수를 내주고 필요한 선수를 취함으로써 구단도 살찌우고, 선수도 살리는 일거양득의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화는 사정이 다르다. 가용인원도 넉넉찮은 데다 누가 보더라도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금 일화는 무척 어렵다.
조일수 두경수 이기범 등이 부상으로 쉬고 있고, 팀의 대들보인 신태용 마저 지난 4일 전북과의 경기서 오른쪽 허벅지 근육을 다쳐 정상가동이 힘든 형편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바야흐로 선수들의 체력과 선수층의 두께가 승부를 가름하는 계절이라는 점이다.
과연 `날개' 떼고 `꼬리' 뗀 천마가 올 여름을 어떻게 날 지 걱정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