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 이스 블리딩] 탐욕적 경관-관능적 킬러
기사입력 1997년 05월 08일 14시 34분
`광기에 휩싸인 현대인의 자화상'으로 대변되는 게리 올드만이 또한번 특유의 광기서린 눈빛으로 팬들과 만난다.
10일 개봉（명보극장）되는 `로미오 이즈 블리딩'（Romeo is Bleeding）.
관능적인 매력의 여배우 우마 서먼과 이혼한 후, 줄리 델피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고, `불멸의 연인'에서 공연했던 이사벨라 롯실리니와는 동거하는 등 숱한 여성편력을 자랑해온 게리 올드만답게 `로미오…'에서는 3명의 여인과 얽히고설킨 사랑을 펼쳐낸다.
뉴욕 시경 조직범죄 소탕계의 베테랑 경관 잭 그리말디가 게리 올드만의 역할. 하지만 잭은 수사보다도 특수범죄 사이에서 정보를 빼내 범죄조직에 팔아넘기는 일에 더 관심을 둔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정부들을 오가며 끊임없이 정사를 벌이는 것을 인생의 목표인 양 미친 듯이 탐닉한다.
그러나 잭은 섹시한 여자킬러 모나（레나 올린）의 성적인 유혹에 빠져 거물급 갱스터 펠콘（로이 샤이더）과의 거래를 파기, 화를 자초한다.
오히려 펠콘을 없앨 것을 교사하는 모나의 요청에 잭은 펠콘을 생매장하고, 결국 펠콘의 살해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다.
영화적 구성은 잭이 모나에 의해 살해된 아내 나탈리（에나벨라 시오라）에게 보내는 참회의 연애편지 형식.
그러나 갱스터 테마답게 재즈풍의 느와르를 견지하면서도 관능미를 앞세운 악녀의 에로티시즘을 끈끈하게 덧칠, 기묘한 분위기를 일궈낸 피터 메닥 감독의 연출이 인상적이다.
탐욕과 야망을 쫓는 게리 올드만의 음울하면서도 광기에 싸인 눈빛과 잘 어울리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