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비디오로 배우는 클라이밍
기사입력 1997년 05월 07일 14시 42분
`클라이밍 머신' 김용기씨(45·서울자유등반협회장)가 자신이 직접 등장하는 암－빙벽 등반 강습용 비디오를 제작, 산악계에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비디오가 출시된 지 2주일만에 약 1천세트가 팔렸고, 지금도 예약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클라이밍 경력 19년의 김씨는 `원로' 대우를 받는 노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만든 비디오가 산꾼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은 그의 등반 동작이 `살아있는 교과서'로 일컬어질만큼 정석이면서 효과적인 까닭이다.
김용기란 이름이 클라이밍계에 알려진 것은 지난 90년.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되던 북한산 호랑이굴 오버행 크랙을 혼자 등반하고 국내 최대의 빙폭인 설악산 토왕폭을 하루에 3번이나 오른 것이 알려지면서 그는 신화가 됐다.
94년엔 토왕폭, 소토왕폭, 대승폭, 소승폭 등 설악산 4대빙폭을 20시간 27분만에 마라톤등반으로 끝내버렸고, 지난 2월 열린 빙벽 속도등반 경기서도 혈기왕성한 20대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강희윤, 윤길수 등 후배클라이머들과 함께 출연하고 오춘택씨가 카메라를 잡은 이번 비디오는 60분 분량으로 암벽, 빙벽, 몽블랑 등정기 등 3편으로 이뤄졌다.
3년동안 인수봉, 선인봉 등에서의 현지 로케를 통해 등반기술, 매듭법, 장비소개와 사용법 등을 초보자도 알기 쉽게 엮어놓아 본격적인 산악영상자료시대를 열었다는 게 산악계의 중평.
그는 이미 인수－선인봉은 물론,설악산 적벽 천화대 등 암벽루트를 담은 코스 가이드를 제작하기 위해 또 다른 작업을 준비중이다.
"그동안 잘못된 지식이나 기술이 검증없이 전수되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다"는 김씨는 "이 비디오를 통해 안전한 등반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문의:(02)716-39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