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 배짱과 승부욕으로 '똘똘'
기사입력 1997년 05월 07일 14시 42분
포켓 당구계에 `천재소녀'가 나타났다.
최근 잠실의 대한당구아카데미에서 끝난 아시아포켓 선수권대회 1차예선전에서 내로라하는 당구계의 강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14세짜리 소녀 김가영양(인천 용현여중 3년)이 화제의 주인공.
그는 현 포켓 당구계의 3인방이자 국가대표급인 정양숙과 양순이를 비롯해 결승에서 현지원을 모두 물리쳐 당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단발머리에 아직 앳된 모습이 채 가시지 않은 그는 "2차 예선전 우승도 물론 자신있다"는 답변을 스스럼없이 해댔다.
김가영양이 당구계를 놀라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93년 서울의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회장배대회'에서 초등학교 5학년으로 출전해 조 3위를 차지, 장려상을 받은 것.
또 중 2때인 작년 `인천당구 최강전'(6월)과 `부천시장배'(8월)에서 잇달아 우승해 포켓 당구계를 술렁이게 했다.
"소녀답지 않게 승부욕이 강하고, 배짱이 있어 과감한 플레이를 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그의 경기를 지켜 본 전문가들은 평한다.
그가 처음 큐대를 잡은 것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지난 92년 인천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던 부친 김용기씨(48)를 따라 당구장을 찾으면서부터.
현재 2천점의 4구 실력을 보유한 김씨는 딸아이의 재능을 첫눈에 알아차리고 꾸준히 개인지도를 했던 것.
김씨는 "당구가 남녀 구분없이 할수 있는 운동이라 한번 시켜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가능성도 엿보여 계속 지도해 왔다"고 말했다.
김가영양의 4구 실력은 400점 정도. 1m66의 키, 몸무게는 비밀이며, 당구 외의 취미로는 체르니 40 수준의 피아노 연주다.
"공부는 중간 정도"라는 김가영양은 "우승을 부러워하며 가르쳐 달라고 졸라대는 친구들의 부탁을 들을 때가 가장 즐겁다"는 소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