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탁구] '중국시대'
기사입력 1997년 05월 06일 15시 24분
세계탁구가 `중국화（中國化）' 되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6일（한국시간） 끝난 제4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통해 드러난 세계탁구 흐름의 거대한 줄기는 바로 `중국화'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세계탁구는 중국세와 이에 맞서는 유럽세가 팽팽한 균형을 이룬채 판도를 양분（兩分）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중국선수들이 유럽세를 압도한 가운데 대회가 마무리됐다.
중국이 7개 종목가운데 남녀단체전, 여자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 등 6개 종목을 석권했다는 외형적인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같은 결과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대다수의 유럽선수들은 중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는 게 각국 탁구인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이렇게 본다면 앞으로는 `중국식의 기술탁구'와 `유럽 스타일의 파워플레이'를 구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중국의 남녀선수 대부분이 종래 세기（細技）를 위주로한 플레이에다 파워를 접목시킨 `완벽탁구'를 구사했기 때문이다.
중국탁구는 여기에다 한선수가 탈락하면 그보다 더 강한 선수를 내보낼 수 있는 `무한대'의 인적자원까지 갖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유럽세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오는 2천년대에 들어 중국탁구를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나라는 한국뿐"이라는 서인생（徐寅生．중국） 국제탁구연맹（ITTF）회장의 말은 퍽 시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