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프전 '변형'불법수비 판친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01일 15시 37분
프로농구에서 `불법적인 수비（illegal defence）'로 규정한 지역방어가 챔피언결정전에서 공공연히 이용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달 29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챔피언결정 4차전서 기아는 수차례에 걸쳐 지역방어를 변형한 복합수비（combination defence） 형태를 취했는데도 심판진은 이를 묵과했다.
특히 이날 4쿼터서 기아는 볼을 쥔 상대 선수에게만 대인방어를 펼치고 나머지 선수에 대해서는 지역방어를 하는 `매치－업 존（match－up zone）' 수비를 교묘히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상대팀 주득점원만 대인방어하고 나머지 선수에 대해서는 지역방어를 펼치는 `박스 앤 원（box and one）'이나 매치－업 존 등 복합수비는 챔피언결정전 뿐만 아니라 정규리그 중에도 여러차례 지적된 바 있다.
이같은 현상은 KBL（한국농구연맹）이 원년리그에 적용하고 있는 불법수비 규정을 지나치게 축소시킨데서 비롯된다.
KBL 97프로농구 운영요령 13조 9항은 불법수비를 `제한구역（페인트존） 밖에 볼이 있을 경우 수비선수가 제한구역 안에 2.9초 이상 머물 경우'로만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팀들이 KBL 룰에 지역방어나 복합수비는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용, 불법수비를 전술로 채택한다는 사실이다.
KBL이 모법（母法）으로 삼고 있는 NBA（미국프로농구） 룰은 KBL의 불법수비에 대한 규정 뿐만 아니라 수비수의 백코트 이동구역까지 제한하는 등 철저한 대인방어를 유도하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무리한 경기일정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불법수비를 부채질한 것 같다"면서 "다음시즌부터는 확실한 규정을 세워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