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분식] '복식우승으로 한 풀겠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30일 15시 12분
한국여자탁구팀이 제4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예선부터 3,4위전까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차례도 기용되지 못한채 벤치만을 지켜야 했던 `불운아'가 있다.
김분식（金分植．23．제일모직）.
에이스 박해정（25．제일모직）에 이어 대표팀에서 2번째의 `연장자'인 김분식은 한살 아래의 후배인 류지혜（제일모직）와 김무교（대한항공）가 워낙 상승세를 타고 있어 단체전에 출전할 기회를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럴 때는 내가 한번 나가서 뛰어 보았으면…'하는 충동을 억누르며 `주전 트리오'의 경기를 바라만 보고 있던 김분식에게 마침내 나래를 펼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다.
1일（한국시간）부터 시작될 개인전이 그 무대.
단식과 복식, 그리고 혼합복식에 출전할 김분식의 1차목표는 후배 김무교와 짝을 이뤄 출전할 복식에서의 우승.
단식에서는 덩야핑과 우나 등 중국세가 워낙 강세를 보여 상위권 진출을 장담하기가 어렵고 혼합복식에서는 `커플'인 오상은（삼성생명）과 호흡을 맞춘 것이 얼마 되지않아 이 역시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특히 김분식은 작년 7월 US오픈에서 김무교와 짝을 이뤄 쟁쟁한 중국조들을 물리치고 우승한바 있어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때보다 강하다.
지난 4월7일 출국해 독일 전지훈련을 마치고 20일 이곳 맨체스터에 들어온 이후에도 오로지 `복식의 금메달' 하나만을 위해 다른 동료들이 연습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간 뒤에도 개인훈련을 계속해온 김분식이다.
"단체전에 나가지 않은 것이 오히려 체력비축에는 도움이 됐어요. 그동안 대표팀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 자책감을 복식우승으로 털어버리겠습니다."
`한（恨）을 품은 여자' 김분식의 `새로운 도전'에 한국선수단 모두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