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호] '두사람 몫' 해낸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26일 15시 16분
이제부터는 혼자다.
현대 톱타자 전준호（28）가 1인 2역을 맡게 됐다.
`투 톱'으로 뛰던 김인호가 지난 22일 인천 LG전에서 오른쪽 손목을 다치는 바람에 앞으로 2, 3주일 동안 무조건 1번을 치게 됐다.
오른손 투수, 왼손 투수 따질 형편이 아니다.
25일 현재 47타수 9안타（타율 0.191）에 7득점을 기록중.
작년 타율 2할7푼2리에 `10번 출루하면 4번 홈을 밟았던' 기록과 비교해보면 영 신통치 않은 성적이다.
그래도 얼마전까지는 개막직전에 트레이드돼 심리적 적응을 위한 `유예기간'으로 봐 줬었다.
하지만 이제는 팀까지 바닥을 헤매고 있는 참.
별명인 `독사'답게 전준호가 변했다.
평소에도 군소리없는 스타일이지만 입을 꾹 다물고 미친듯이 방망이를 휘둘러 댔다.
25일 인천경기에서는 해태 조계현으로부터 9회말 우월 1점홈런을 뽑아내 2경기연속 영봉패의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10타석만에 안타.
홈런을 치고 난 뒤 표정도 기쁨보다는 오기가 서린 그 것이었다.
"이제는 적응이고 뭐고 따질 입장이 아니다. 죽기 살기로 뛰어 한번이라도 홈을 더 밟겠다."
25일 LG전 패배로 시즌 2번째 4연패와 더불어 팀순위 6위로 떨어진 현대.
그래도 김재박감독의 입에서 "더 두고 보자"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전준호의 부활을 예감하기 때문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