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내꿈은 도루왕'
기사입력 1997년 04월 25일 15시 25분
일년내내 제자리 걸음인 선수가 있는가 하면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느는 선수가 있다.
OB `재간둥이' 정수근（20）은 바로 후자의 경우다.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95년 입단했을 때만 해도 그의 임무는 대주자나 대수비가 고작이었지만 신세대의 욕심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작년에는 전경기출전에 팀내 최다안타（124개）를 일궈내며 주전자리를 따냈고 올시즌에도 2번 자리에서 `예쁜 짓'만 골라 하고 있다.
24일 현재 11게임에서 40타수 11안타로 타율은 2할7푼5리에 불과하지만 팀공헌도는 단연 `A학점'.
빠른 발을 이용한 외야 수비와 주루 플레이가 압권이다.
고비때마다 멋진 슬라이딩 캐치로 실점위기를 넘기고 누상에 나가면 잽싸게 2루를 훔쳐 득점력을 높인다.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부터 24일 잠실 삼성전까지 8차례의 도루를 모조리 성공, 100％의 적중률로 당당히 도루부문 1위.
상대팀 입장에선 4구나 단타로 내보내더라도 2루타를 맞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작년시즌 43개를 성공시키고 25번을 실패, 도루성공률이 63.2％에 불과했던 정수근이 올해 달라진 것은 투구폼을 빼앗는 능력.
여기에 상대투수가 변화구 던지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캐치해 2∼3 걸음씩 이득을 본다.
이 정도 페이스라면 올시즌 목표인 도루 70개는 떼어논 당상.
3할4푼8리에 머물고 있는 출루율을 4할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면 도루왕은 멀게만 느껴지는 타이틀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