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미술계 거장 '작품전'봇물
기사입력 1997년 04월 25일 15시 25분
로즈마리 트로켈, 조안 미첼, 소토, 안토니 카로, 사이 톰블리, 도널드 저드….
전례없는 미술계의 불황속에 작품성을 인정받는 세계적인 문제작가들의 전시가 줄을 잇고 있다. 불황을 면해 보려는 화랑들의 자구책이기도 한 이 전시들은 국제화단의 흐름을 직접 확인하고픈 미술애호가들에게는 좋은 관람기회.
국내 첫선을 보이는 작가는 로즈마리 트로켈(45)과 조안 미첼(72).
5월 2일부터 31일까지 소격동 금산갤러리(735_6317．국제화랑 옆)에서 이전개관 기념전으로 소개되는 로즈마리 트로켈은 80년대 이후 뜨개질 등 여성다움을 상징했던 소재를 작품에 도입해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고발하며 세계미술계에 문제작가로 등단했다.
뜨개질을 응용한 80년대 캔버스작업, 실크스크린 작품 `무제'와 드로잉, 사진작품 `리사', 브론즈조각 `습관의 창조물' 등 15점이 선보인다.
5월 11일까지 청담동 원화랑(514_3439)에서 소개되는 조안 미첼은 만년에 파리로 이주한 추상표현주의 2세대 작가. 잭슨 폴록 등의 영향을 받은 자유분방한 붓질로 풍부한 색감과 역동적 화면이 특징. 3백호 등 대작 6점과 소품 5점 등 모두 11점이 걸려있다.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미술)와 옵티컬 아트(착시효과를 유도하는 미술)의 선구적 작가인 세수스 라파엘 소토의 9년만의 개인전은 5월 10일까지 갤러리 현대(734_6111)에서 열린다.
소토는 관람객이 보는 위치에 따라 작품이 달라보이는 착시효과와 음악적인 리듬감, 율동감을 느끼게 하는 `여러가지 색들' 등 근작 20여점과 멀티플, 판화 등을 내놓았다.
안토니 카로, 도널드 저드, 칼 안드레, 루이스 브루주아, 사이 톰블리 등 20세기 서구 현대조각사에 빛나는 다섯 거장의 작품 14점은 국제화랑(735_8449)에서 5월 10일까지 선보인다.
안토니 카로(73)의 건축적 대형조각 `칼리프의 정원', 미니멀리즘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도널드 저드(94년 사망)의 철과 플랙시글라스로 된 `무제', 역시 미니멀리즘 작가인 칼 안드레(62)의 `81CuFe'(구리．철),현존하는 최고령 여류조각가 루이스 브루주아(86)의 페미니즘적 성향의 40년대 토템적 추상조각과 드로잉,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거장 사이 톰블리(59)의 50년대 `무제'(59년작) 등이 전시돼있다.
한편 박여숙화랑은 소토를 비롯해 뤼크, 뤼페레즈 플로어스, 크루 디에즈 등 국제미술계에서 독자적 위상을 확립한 베네수엘라 출신 작가 4인전을 5월 1일부터 12일까지 마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