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27살 처녀의 '아메리칸 드림'
기사입력 1997년 04월 23일 14시 26분
동양인 최초의 `플레이보이'지 표지모델, 할리우드 영화사상 한국인 최초 주연 캐스팅 배우….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세계적 누드모델 이승희씨(27)가 자신의 인생을 고백한 `할리우드의 노랑나비'(문학세계사)를 펴냈다.
그녀는 이 책에서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신데렐라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풀어놓고 있다.
2세때 부모가 이혼했고 8세때 남동생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의 음주, 도박으로 가세는 날로 기울었다. 새어머니만도 무려 7명.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88년 우수한 성적으로 고교를 졸업, 몇몇 대학에서 장학금을 제의받는다. 그러나 집안 사정으로 입학포기.
이즈음 할머니마저 세상을 뜨자 그녀는 집을 나가 한동한 독립생활을 하다, 지하 단칸세방에서 고생하던 아버지와 동생을 위해 낮에는 사무원으로, 밤에는 웨이트리스로 돈을 벌었다.
기회가 찾아온 것은 스무살 때. 화이트헤드라는 사람이 시시한 모델경력밖에 없는 그녀를 적극 후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수한 성적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91년 오하이오 주립대 의대에 입학한 것도 행운이었다.
그러나 3년간 전액장학금을 받으며 의사의 길을 걷던 그녀는 `나의 삶'을 찾자는 결심을 하고, 마침내 94년 푼푼히 저금한 8천달러를 들고 뉴욕으로 날아간다. 아마추어모델에서 프로모델로 성공하자는 각오를 다지면서.
이후 그녀는 수모와 차별을 이겨내며 데뷔에 성공, 화려한 활동을 시작한다.
`플레이보이'지와의 인연은 우연이었다.
대학생이던 92년 우연히 `플레이보이'의 사진작가에 눈에 띄어 픽업됐다. 그뒤로도 그녀는 `플레이보이' 화보를 찍을 때마다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에는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웹 우먼 컨테스트'에서 데미 무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제 그녀의 목표는 할리우드다. 그녀는 현재 영화 `프리 폴'의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촬영을 준비중이다. 한국에서도 영화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그녀는 5월초 누드사진집 `버터플라이'를 출간할 예정이며 5월9일 홍보차 방한할 계획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