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깊고 푸른 눈에 푹
기사입력 1997년 04월 22일 14시 43분
안성기가 폴란드에서 연인을 만났다.
에바 가브뤼룩(30). 폴란드에서 살아가는 어느 태권도 사범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이방인'(문승욱감독, 시네2000제작)의 여주인공 욜라역을 맡은 폴란드 여배우. 태권도 사범 `김'역인 안성기의 연인으로 등장, 낯선 이방인과 사랑과 우정을 나누게 된다.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김은 문득 거리를 지나가던 폴란드 여인에게 시선이 머문다. 그순간 한 남자가 그 여자의 가방을 낚아채 도망가는데, 순간적으로 김은 그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가방을 그 여자에게 돌려준다.
김과 욜라의 첫 만남이다. 그러나 욜라는 아무런 인사도 없이 가방만을 가지고 떠난다. 김은 멍하니 그녀의 움직임을 쫓을 뿐.
잠시의 정적후 발길을 옮기는 김의 옆에 자동차가 멈춘다. 차에서 내린 사람은 욜라. 욜라는 김에게 길을 묻는다.
원래 욜라역은 에바 가브뤼룩이 아닌 다른 여배우였으나 안성기와 호흡을 함께 할 연인으로서의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때문에 문승욱 감독이 전격적으로 교체했다.
"낯선 이방인과 사랑을 나누려면 인생을 알아야 하는데, 바로 에바 가브뤼룩이 그러한 여인의 향기를 풍긴다"는 게 문 감독의 캐스팅 배경 설명. 제작스태프들도 한결같이 "에바 가브뤼룩에게서는 서구적이면서도 동양적인 체취가 느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안성기도 "에바 가브뤼룩에게선 낯선 동양인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방랑자의 자유로움이 묻어난다"며 상대 여배우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이방인'은 5월 하순까지 폴란드에서 올로케이션 촬영을 마치고, 국내에서의 개봉은 추석쯤으로 예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