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드라마] '미국 드라마 게섰거라'
기사입력 1997년 04월 20일 21시 25분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전세계에서 맹위를 떨치는 미국 TV드라마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면 경제-문화적 손실이 엄청나다는 우려에서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 TV드라마의 유럽 잠식을 얘기할 때 꼽는 사례가 「ER」(Emergency Room)이다. 종합병원 의대생들의 치열한 삶을 다루는 이 드라마는 미국내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면서 이미유럽 대부분 나라로 침투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노르웨이 는 물론, 호주 캐나다 일본과 한국(캐치원)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서 방송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 1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TV프로그램 견본시 「MIP-TV 97」에서 본격적으로 공동대응 태세를 갖췄다.주최사인 프랑스 미뎀은 첫날인 11일을 「유럽 드라마의 날」로 정했다.유럽 드라마 중흥을 위한 대안 모색과 시사회, 유럽 드라마 주연 배우들을 초청한 파티가 마련됐다. 「MIP-TV」 행사 내내 유럽 대작 드라마들이 소개됐다. 이미 방송중이거나 제작중인 드라마들은 미국 영상물에 대응하도록 큰 스케일로 무장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었다. 독일 베타필름이 호머 서사시를 드라마화한 「오디세이」는 단연 눈길을 끈 대작이다. 말타 영국에서 3천1백만달러를 들여 찍었다.전쟁후 오디세이왕이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추스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10년 여행을 그린다. 기용 배우 면면도 화려하다. 오디세이에 아만드 아산테, 아내 페넬로페 역에 그레타 스카키를 비롯,이자벨라 로셀리니, 바네사 윌리엄스, 이레네 파파스, 제럴딘 이 캐스팅됐다. 영국 크리살리스사와 호주 스크린타임이 7월부터 공동제작할 「브」도 같은 전략에서 나온 장편 TV드라마. 크리살리스사 닉 위트코브스키 이사는 『 해변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꿈과 경쟁을그려 미국산 「베이워치」에 대항할 전략상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TF1과 파테TV가 공동 제작한 「아마존」은 투자회사 회계사가 자기도 모르는 새 마약밀매단 돈을 세탁해준 사실을 알게되는 순간 자동차 폭발로 아내를 잃고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영국 의 81시간짜리 추리드라마 「크라임 트래블러」, 「미스터 빈」을 만들었던 영국 메이페어사의 새 코미디 「병원」, 95년 에 추락했던미국 전투기 조종사 스코트 오그래디의 생존기를 재구성한 다큐드라마 「미싱 인 액션」, 프랑스 TF1의 「적과 흑」도 미국의 파도를 막을방파제로 눈길을 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