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수학여행] '국내서 알뜰하게'
기사입력 1997년 04월 16일 14시 08분
`수학여행도 신토불이'. 본격적인 졸업, 수학여행 시즌을 맞아 국내로 신토불이 여행을 떠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예년에 일생에 단 한번뿐이라는 생각으로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던 것이 바뀌어 올해는 국내수학여행을 기획하고 있는 학과가 크게 늘고 있는 것. 또한 4학년생들의 경우에는 취업준비에 더욱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조촐한 MT형식으로 졸업여행을 대체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한울여행사의 유동균씨(28)는 "지난해 해외로 수학여행을 갔던 학과의 4분의 3정도가 올해에는 국내여행으로 바꾸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제주도나 경주, 설악산 등 국내 유명여행지의 숙박업계는 예상치 않은 예약 쇄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최근의 불안한 경제적 상황을 모른척 할 수만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사이판이나 괌 등지를 다녀온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를 전해 들어 해외여행지에 대한 신선함이 줄어 들었으며, 달러의 환율상승으로 여행비용이 크게 비싸졌다는 점도 신토불이 수학여행이 유행하게 된 중요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한선영양(21． 3년)은 "학년회의 결과 사회적인 분위기를 무시한 채 해외로 수학여행을 갈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말도 잘 안 통하는 외국보다는 국내 여행지가 관광을 하거나 다른 팀의 남학생들과 조인트 하기에도 훨씬 편해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얌체족 중에는 해외로 수학여행을 간다며 부모님으로부터 실제보다 많은 금액을 타내 비자금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고.
